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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DIA

도시생활자의 식탁 X 세화 미술관

 

 

 

작년 초, 세화 미술관으로부터 메일 한 통을 받았다. 흥국생명 빌딩 3층에 있는 세화 미술관은 집에서 도보로 20분 미만. 미술관 3층에 들어섰을 땐, 드넓은 통창으로 도시의 실루엣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졌다. 오른편으로 해머링맨이 묵묵히 망치를 두드리고 있었고, 전면으로는 도시숲 빌딩 너머 인왕산과 북한산이 펼쳐졌다. 문득, 시간과 공간의 경계가 아득해지더니 장안의 사대문이 사방에서 밀려오는 환상에 사로잡혀버렸다. 도성의 시커먼 뿌리, 도시의 유구한 역사, 중첩된 도시의 일상 등을 사유하는 세화미술관의 <도시 기획전>이 <Wonder City>를 타이틀로 내 걸고 막 첫 발을 내딛으려 하던 때였다. 

 

 

 

 

단지, 책 제목에 '도시'가 들어갔으므로 나는 전시연계의 연결고리를 우연쯤으로 해석했다. 그 뒤 어쩐지 연락이 닿지 않은 채 해를 넘겼고, 2019년 상반기 두 번째 도시 기획전 <Phantom City>가 성황리에 열렸다. 그리고 꼭 같은 메일을 다시 받았다.

 

'오랜만이네요, 잘 지내시죠?'

 

라는 인사와 함께. 일 년 사이 변화한 스스로를 곱씹으며 유예된 시간이 주어진 것을 다행으로 여겼다. 그 사이 경험치가 쌓였을 테니까(조금은 성숙했기를). 그러는 사이, 도시생활자의 일상은 그저 별 일 없이 흘러가고 있는 중이다. 

 

 

 

북토크가 열리기 전, 나는 벨기에에서 출간될 요리책을 디렉팅하고 있을 것이다. 2019년 출간 예정인 나의 두 번째 책 또한 막바지에 이르렀을 것이며. 해를 거듭할수록 멋지게 진화하는 <세화미술관>의 <도시 기획전>과 멋진 만남을 기대하며, 한 여름밤 북토크에서 독자님들과 만날 순간을 고대하고 있을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