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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포르노그라피

진정한 후렌치후라이의 시대는 갔는가










 'French-Fries'라면, 감히 나의 소울푸드라고 운을 띄어본다.  그 이름에서 풍기듯 프랑스, 벨기에로부터(프랑스와 벨기에 사이에서 프렌치프라이를 두고 원조 논쟁이 끊이지 않고 있다) 유래된 감자 조리법을 후렌치 후라이라 명명하게 되었다만, 이토록 광범위한 인지도를 얻게 된 것은 다국적 프랜차이즈 패스트푸드의 영향이 매우 컸을 것이다. 


 나는 바로 그 다국적 프랜차이즈 레스토랑 중 하나인 맥도날드사의 후렌치 후라이를 청소년기의 자양분으로 삼아 왔다. 후렌치 후라이를 먹기 위해 하루가 머다 하고 맥도날드로 달려가 가장 싼 치즈버거 세트를 주문하곤 했으니. 당시에는 밀크셰이크로 교환이 가능했던 때라 치즈버거+밀크셰이크+후렌치 후라이+마요네즈의 조합으로 천국을 맛봤다고 할까. 영화와 음악, 패션잡지, 어려운 책을 무기 삼아 다니던 시절 쿠엔틴 타란티노의 펄프픽션(존 트라볼타와 사무엘 잭슨의 자동차 안에서 대화)을 보고 나서 남들과 달라 보이고 싶었는지 후렌치 후라이+케첩 대신 마요네즈를 찍어 먹곤 했던.


 물론, 그 뒤로도 나의 후렌치 후라이 사랑은 여전하다. 패스트푸드를 먹으면 죽는 줄로만 알고 있던 친언니도 내 덕에 후렌치후라이를 처음 맛보기도 했으니깐. 









집에서 후렌치후라이를 만들어 먹고 싶지만, 감수해야 할 것이 너무도 많다. 

넉넉한 양의 기름과 무더위, 그리고 유증. 뒤처리까지. 

모양은 후렌치 후라이를 흉내 내어 보지만 조리법은 확연히 다른 감자요리로 한가로운 일요일 아침을 열어 본다. 

마침, 여름의 제철의 여름 감자가 노오랗게 빛나고 있다!  









별 다른 기술은 없다. 익숙하게 즐겨 먹던 후렌치 후라이를 생각하며 얼추 비슷한 크기로 감자를 서걱서걱 썰어 낸다. 


신선한 감자의 녹진한 전분기가 썰어 놓은 감자 조각을 서로 엉키게 만들고 있다. 




껍질째 썰어 놓은 감자 조각을 시즈닝 하기 적당한 보올에 옮겨 담고서. 





역시나 별 다른 테크닉은 없다. 소금 + 후추 + 파슬리 가루 + 올리브유를 적당량 감자 조각 위로 흩뿌려 준다.









맨손으로 버무려도 상관 없지만, 올리브유를 베이스로 한 시즈닝이 배인 손을 깨끗이 닦아 내는데 쓰이는 물의 양 보다 비닐 장갑 하나로 간편하게 해결하는 편이 효율적일 것이다. 맨손으로 양념을 버무릴 때도 가끔씩 있다. 심적으로 여유가 없이 무언가 상황이 급박할 때. 





순식간에 준비가 끝난 후렌치 후라이 사이즈의 감자. 최대한 편평하게 팬닝을 해 주고 예열된 오븐 속으로 들어갈 일만 남았다. 





시판중인 잉글리시 머핀은 spc기업의 프랜차이즈 빵집을 이용하면 쉽게 구할 수가 있다. 한 봉에 네 개가 들어있는데, 처음은 김포토와 함께 두 개를 하나씩 나누어 먹고 나머지는 얼려 두었다가 잊을만 하면 한 번 더 간단하게 브런치 타임을 즐길 수 있는 양이다. 






오븐이 힘차게 돌아가고 있을 때 약한 불위의 팬에 계란을 무심하게 올려두고, 머핀도 살짝 익혀 반을 가른다. 양손에 균일하게 힘을 주고 비틀듯이 빵을 휘어 잡으면 쉽게 분리된다.  






(클리쉐라도 좋다), 브런치에 빠질 수 없는 커피,






감자가 오븐에서 막 나오기 전에 완성된,

"JUST MORNING : ★★★★★"








미국 다이닝 식기 브랜드인 코렐의 빈티지 접시와도 퍽 어울린다.







그러나 엄연히 말하자면, 진정한 후렌치후라이가 아닌 감자 구이.


어쨌거나 맛있게 즐긴 한가로운 휴일의 브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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